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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승 칼럼] 발표 공포증을 극복하는 6가지 방법

누구나 발표할 때 어느 정도의 긴장과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유독 발표할 때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상대방과 대화할 때는 자신감이 넘치고 말도 또렷한 사람들이 청중 앞에서 발표만 하면 얼어버리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긴장이 되다가 청중을 마주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발이 떨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를 떨쳐내려고 애써보아도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다시 발표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강화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어떻게 해야 발표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알아보자.


1. 청중의 반응을 과대 해석하지 말자. 


발표자가 발표를 잘하다가 청중의 무심한 표정을 보고 갑자기 얼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저 사람은 내 발표에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나 봐.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나"라는 식으로 청중의 반응을 과대 해석하는 것이다. 


이처럼 청중의 반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청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내 발표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어 청중의 반응을 살피며 발표를 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다만 발표 공포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이를 극복하는 일이 먼저이다. 이런 상황은 대개 발표자가 자신감이 없을 때 나타나곤 하는데 청중의 평가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말이 잘 안 나오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래서 발표를 할 때는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청중보다 자신의 발표를 더 엄하게, 비판적으로 평가하곤 한다. 청중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단정 지어버린다. 이는 근거 없는 생각이자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다.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켜 발표를 망치게 된다. 원래 실체 없는 두려움이 더 무서운 법이다. 그러니 난 안될 거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나 자신을 너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보자. 


2. 과거로 돌아가 발표 공포증이 생긴 사건을 찾아서 원인을 파악하자.


발표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한 경험이 없어서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청중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두려운 것이다. 다른 한 부류는 과거의 특정 경험에서 오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전자는 발표 연습과 실제 발표에 자신을 노출함으로써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다. 


반면 후자는 조금 더 세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발표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모두 끄집어낸 후 어떤 경험이 발표 공포증을 촉발하는지 찾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그 경험을 마주하고 객관화해야 한다. 공포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있었던 일보다 더욱 부정적인 기억으로 확장된다.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자기소개를 하다가 할 말을 까먹은 경험은 같은 반 친구들의 조소로만 기억에 남는다. 많은 사람 앞에서 엄청 떨면서 발표했던 경험은 사람들의 무시로만 기억된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은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오히려 발표자에 공감하고 도와주고 싶어 할 것이며, 더욱 집중해서 발표자의 말을 들을 것이다. 그에게서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한 것은 나이고 불안을 증폭한 것도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3. 발표 전에 수시로 발표하는 모습을 머리로 상상해보자. 


운동선수들은 수시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실제 몸을 쓰지 않고 머릿속으로 다양한 상황을 상상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원하는 목표를 떠올리고 운동하는 과정을 생생한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것은 실제 운동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김연아 선수나 잭 니클라우스 등 전설적인 운동선수는 경기 전에 경기 과정을 머릿속에서 정확하게 그리며 동작을 연습했다고 알려져 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에서 학습 과정은 실제로 몸을 움직이기 전에 시작되며, 행동을 준비하고 실수를 조정하는 등 학습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의식적으로 준비할 때 학습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1]



이러한 시각화 방법은 발표 공포증을 극복하는 데도 매우 효과가 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자신이 발표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어떻게 도입을 시작할 것인지, 내용의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청중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상상해보자. 발표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메시지를 강조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발표 과정을 그려보자.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실제 발표를 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는 새에 발표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처럼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발표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4. 첫 1분에 모든 것을 걸어라.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은 발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토론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발표에서는 첫 1분이 매우 중요하다. 첫 1분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나머지 시간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발표자는 첫 1분에서 할 말을 까먹거나 애써 준비한 서두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어쩔 줄 몰라하거나, 심한 경우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전체 흐름을 잡았다면, 발표 직전에는 시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모든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발표 준비 5단계를 통해 발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경우 서두만 잘 시작하면 나머지 내용은 자동으로 입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시작이 순조로우면 발표에 대한 불안도 많이 가라앉을 것이다.


5. 모든 내용을 암기하려고 하지 말자.


많은 사람들이 발표할 때 글씨가 빼곡히 적힌 원고를 그대로 읽거나, 원고를 통 암기하곤 한다. 이 방법은 말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의 세부사항을 점검하는 데는 유용하다. 그러나 암기해서 발표하는 것은 소통이라는 발표의 본질을 흐린다. 암기에 의존할 경우 텍스트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발표가 부자연스러워지고 전달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 문장, 한 문단, 심지어 한 단어를 까먹으면 바로 흐름을 놓치게 되고 머릿속이 하얘져 발표를 다 망치게 된다. 


또한, 암기에 의존할 경우 하나의 문장이라도 잊어먹으면 안 된다는 강박감을 느껴 발표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는 종종 실전에서 실수로 이어지게 된다.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수나 래퍼들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가사를 열심히 외워도 실제 공연에서 가사를 까먹는 상황과 유사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한번 가사를 까먹으면 당황해서 다시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한다. 가사 하나하나가 중요한 음악이라면 모르겠지만 발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서 발표를 할 때는 일종의 발표 지도인 개요서를 갖고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단어, 문장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표의 흐름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욱더 자연스럽고 전달력이 높은 발표를 가능케 한다.


6. 발표를 가능한 한 많이 하자.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발표를 하면 할수록 발표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발표를 자주 하지 않다 보니 발표를 어색하게 느끼고 대면한 청중을 무서워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려면 발표를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 실제 발표가 아니더라도 반복 연습을 하고 지인 앞에서 연습하면 더 좋다. 추가적으로 실제 발표를 할 때는 발표 장소에 미리 도착하여 연단 앞에 서서 장소를 둘러보고 청중석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청중들이 있다면 청중 한 명 한 명씩 눈에 담으려고 노력하자. 여건이 된다면 청중들과 대화를 몇 마디 나누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불안과 공포를 무디게 만드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공포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공포의 대상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는 훈련을 사용한다. 한 번에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그 대상을 재학습함으로써 공포증을 천천히 극복해나가는 방법이다. 발표를 많이 하는 것도 이 방법과 유사하다. 


필자 역시 처음에는 발표 공포증이 심해서 중, 고등학교 시절에 발표를 하라고 하면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20대 초반까지 발표가 무서워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고 앞서 다룬 부정적인 생각들을 끊임없이 했다. 그런 필자가 발표 공포증을 극복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토론을 접하면서부터였다. 토론에 흥미를 느끼고 매달 대회에 참가해서 청중 앞에서 계속 말하다 보니 어느새 발표하는 행위에 무뎌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처럼 일단 청중에서 자주 말하는 기회를 만들자. 처음에는 소규모 그룹에서 발표를 해보고, 그다음 차근차근 대상을, 횟수를 늘려 가다 보면 어느새 발표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발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불안을 관리하는 것이다. 공포는 행동으로 나타나지만 잘 살펴보면 내면의 특정 불안과 걱정에서 기인한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자. 


발표 후에 사람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까 걱정되는가? 

왜 그러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확히 무엇이 두려운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마주하자. 두려움도 꺼내놓으면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참조 자료:    

[1] Causal Role of Motor Preparation during Error-Driven Learning, Saurabh Vyas, Standford University, https://engineering.stanford.edu/magazine/article/team-scientists-explore-how-brain-trains-muscles-move


원문: https://brunch.co.kr/@debate/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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